우리 새를 찾아서(5) ...물까치
물까치(1)

이른 봄의 물까치. 2004. 3. 26 강원도 횡성
1. 개요
물까치는 참새목 까마귀과에 속한다. 이름만으로는 물까마귀와 자주 혼동되기 쉽다. 또 가끔씩 때까치와도 혼동이 되기 쉽다. 아마추어탐조 카페에 물까마귀 사진을 올려놓고 아무런 생각없이 물까치라고 적은 적도 있었다. 필자가 현업 시절(약 10년전)에 미국의 오하이오주의 한 회사와 비즈.가 있었는데 현지 교포가 오하이오주는 아이오와주와 혼동을 하기 쉬우니 주의를 하라고 하였다. 그기다가 아이와 녹음기 메이커가 머리에 입력되면 더 혼동이 오므로 각별히 주의하라고 하였다. 들을 때는 우스개 소리로 생각하고 흘려들었지만 나중에는 이 두지역이 혼동되어서 큰 실수를 할뻔 한 적이 있었다. 두 지역에 있는 회사를 혼동하여 팩스를 잘못 부칠뻔하였던 것이다. 머리가 나쁘면 평생 손발이 고생이다. 이 버릇은 지금도 남아 물까치를 물까마귀로 족보를 바꾸기도 한다.
물까치는 꼬리가 길고 날개는 푸른 색, 검은색의 베레모를 쓰고 있는 청초한 새이다. 그러나 소리는 탁하며 씨끄럽다. 흡사 돼지 멱따는 소리처럼 괄괄하게 들리는 일도 있다. 4월에 울음소리가 많은데 번식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몸집의 크기는 어치보다 약간 작은데 긴꼬리 때문에 전체 길이는 어치보다 길다. 부리는 흑색이고 약 2.5cm로 길고 예리하다.
비번식기인 가을에서 겨울 새벽에 날이 밝으면 보금자리에서 무리로 나온다. 겨울철에는 몇 무리가 한 곳에 모여서 공동으로 보금자리를 하는 일도 있다. 비번식기의 무리 행동권은 일정하고 각각의 무리 행동권은 거의 중복되지 않고 무리 영역을 가진다. 무리가 맞닥뜨리면 방어행동을 보인다. 행동권의 범위는 7~100ha 등 서식지의 환경에 따라 다르고, 먹이 장소의 수풀의 분산 방법과 관계하고 있다. 무리의 개체수는 평균 20마리 전후인데 6~50마리 등의 꽤 편차도 있다. 이 이하이면 인접 무리들에게 점령된다.

봄날의 물까치 2003. 4. 26 강원도 횡성
2.물까치의 분포
(1)한국에서의 분포
물까치는 강원도 산골에서는 사시사철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으므로 텃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서식하지 않는 텃새인듯하다. 경남 남부 지방에서는 물까치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새 친구의 이야기도 들은 바있고(from 모인호선생님), 서울 근교인 경기도 의왕시 주변에서는 물까치를 본 적이 없다(서식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러나 호남 지방의 경우는 금강 주변의 가로수에서 물까치 떼들을 본 적이 있고 경북 지방에서도 여러 곳에서 물까치가 서식한다는 말을 들었으므로 전국적으로 많이 발견되고 비교적 흔한 새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국내에서도 국부적인 서식 밀도를 보이지만 이웃 일본의 경우도 국부적인 서식을 보인다는 점이다. 일본에서의 분포도 혼슈 중부 이북에 한정하며 서일본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중부 이북에서도 분포는 국소적인 경우가 많다. 이 사실로 미루어볼 때 물까치는 국부적으로 한정된 지역에서만 살아가는 새라고 할 수 있으리라.
(2)세계적 분포
세계적으로도 물까치는 분포는 국부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는데 예로부터 조류학자들에게는 흥미로운 관심사였다. 물까치의 서식지는 양쪽으로 극단적으로 나누어져 있다. 윤무부 한국의 새를 보면 한국에만 서식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원병오 한국의 조류를 보면 일본, 한국, 중국과 중국의 동북지방에 분포되었고 유럽의 에스파냐와 포르투칼에 분포되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어느 쪽이 옳은 것일까. 정답은 원병오 한국의 조류 편에 기재된 사실이 옳다. 윤무부 교수가 한국에만 서식한다고 한 사유는 이 새가 국부적으로 서식함을 강조하다보니 기술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던 정답으로는, 물까치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 서식하고 약 9000km 떨어진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이나 포르투칼에서 분포한다. 이 사실을 안다면 물까치도 우리 주위에서는 흔하게 보이지만 아주 진귀한 새라고 할 수있다.
동서로 나누어 분포하는 것에 대해서 16세기 포르투칼 선원이 중국에서 향신료 등과 함께 가지고 가서 인위적으로 방사했다는 설과 옛날에 유라시아 대륙에 넓게 분포하고 있었으나 양쪽을 제외하고 소멸했다는 두가지 설이 있다. 이 두가지 설은 어느것도 정답에 결격사유가 있고 물까치의 서식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수수께끼에 쌓여있었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화석이 발굴되면 자연 분포의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으나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화석이 발굴되었다. 그러던 중 1997년이 되어 이베리아 반도 남단의 지부롤터 부근 세 지역에서 물까치 네 개체의 화석이 발견되어 물까치의 동서로 나누어진 분포는 자연분포이라는 것이 확인 되었다. 이 화석은 모두 상완골(上腕骨)의 일부뿐이었지만 골격 표본의 비교연구에서 물까치인 것이 틀림이 없다고 밝혀지게 되었다. 지금은 물까치는 이베리아반도뿐만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여 넓게 분포했으나 약 1만년전의 최후의 빙하기까지 양쪽을 남겨놓고 멸종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증명하려면 대륙부에서도 그당시 분포했던 화석이 발견되어야한다. 최근의 미트콘드리아 조사에 의하면 유라시아대륙의 동서로 나뉘어서 분포하는 물까치는 이미 120만년 전에 각각 나누어져 분포했다고 추정되고 있다.
(3)포란, 산란 행동
4월 하순, 일시적으로 무리로부터 빠져나온 몇 마리가 특정의 나무에 출입하게되고 둥지를 만들고, 산란을 진행함과 더불어 쌍의 행동이 많이 보이게 된다. 그러나 먹이 활동이나 보금자리는 무리로 단체로 하고 외적에게는 공동으로 공격하는 등 번식기에도 무리로 영역이 유지된다. 둥지 만들기는 2~15m 나무위에 만들고 몇 개의 둥지를 규칙성 있게 만든다. 예를들어 9 둥지의 평균 거리는 약 32m였다는 보고가 있다. 둥지는 나뭇가지에 마른 가지를 겹쳐서 내측은 흙, 이끼류, 나무 뿌리 등을 깔아서 사발형으로 만든다. 산란 전에는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 행동(먹이주기)가 행해지고 포란 중에도 수컷으로부터 먹이 주기가 행해진다. 새끼의 먹이는 등에류, 작은 새 유조이고 새끼키우기 후기에는 뽕나무 열매도 준다. 둥지 서기 후 가족군으로 1개월 정도 지내고 이윽고 같은 무리의 가족군이 모여서 무리를 만든다. 그 해에 태어난 암컷은 가을까지는 무리에서 이탈하나 수컷은 남는다.


어미새와 새끼. 2005. 7. 12 공주 갑사

유조. 2003. 8. 14 충청북도 제천
(4)새끼 키우기
물까치의 새끼 키우기도 유별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물까치의 새끼 키우기에 대해 새를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우연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이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 뒷산에 물까치가 번식하고 있는데 물까치는 먼저 태어난 형이 동생들을 보살피며 키운다는 얘기였다. 이 무슨 소설같은 이야기인가. 형이 동생들을 키운다는 것은 인간 사회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형만한 동생없다더니 물까치들아~ 너희들이 인간들에게 삶의 등불이 되고 있구나.
자료를 참고하니 새들의 세계에서는 헬퍼가 있었다. 물까치 새끼 키우기는 어미외에 헬퍼가 도와준다. 그 무리에서 전 해에 태어난 수컷의 독신 개체가 헬퍼로 되며 번식이 끝난 수컷도 되는 일도 있다. 가락지를 끼워 확인해보면 어떤 종의 새는 그 둥지 주인이 아닌 새가 먹이를 운반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와같이 자신의 새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새의 번식을 도와주는 개체를 헬퍼(HELPER?)라고 한다. 헬퍼의 존재는 많은 것은 아니고 조류 전체의 약 3%정도이다. 헬퍼의 대표적격으로는 물까치와 오목눈이가 있다. 그럼 이 헬퍼는 왜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일까. 왜 자기 자신의 새끼를 남기지 않고 타인의 이익이 되어버리는 행동으로 진화한 것인가. 이론적으로는 도움을 받는 것으로 이익을 얻는 개체가 도움을 주는 개체와 혈연관계에 있다면 이와같은 타인의 이익으로 밖에 되지 않는 행동도 진화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헬퍼에 관한 정력적인 연구 결과 헬퍼가 도와주고 있는 둥지의 어미새들은 실은 헬퍼의 어미이고, 헬퍼는 그 앞의 번식에서 부화한 새끼(지금 새끼들의 형)인 것을 알았다. 이것은 전혀 타인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동생들을 돌보고 있는 것이다. 헬퍼는 대부분 젊은 개체로서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번식 경험이 적어서 자기 자손을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동생들을 잘 도와줘서 많이 자라면 유전자 레벨로는 자신의 자손을 많이 낳는 것과같다. 이 과학적인 법칙에 의해서 헬퍼가 있다. 이처럼 헬퍼의 역할을 살펴보았지만 종에 따라서 헬퍼의 역할이 완전히 다른 새끼들을 돌보는 경우도 있어서 아직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다.

겨울철의 물까치. 2005. 1. 14 강원도 횡성
(참고 문헌: 원병오 하늘빛으로 물든새, 이우신 우리새 백가지, 야마시나(연)조류백과, 일본동물백과, 야마시나(연)새잡학사전, 월간버드,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