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부리아비 사진들이 올라오길래 혹시 볼 수 있을까 싶어 포항 일대를 탐조하다가 흰부리아비는 못 만나고
테트라포트에 앉아 쉬고 있는 바다쇠오리를 만났습니다. 탐조는 욕심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요즘 들어 많이 느낍니다.
사실 흰부리아비가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곳은 먼 바다일 것입니다. 어쩌다 기름 피해 등 상황이 안 좋아 가까이 들어왔겠지요.
올 겨울 이상하게도 뭔가가 안 맞아 2000킬로 이상을 동해안에서 허비했지만 별 다른 수확이 없습니다.
다 욕심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별 다른 목적도 없이 개인적인 탐닉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는데에 대한 벌일까요?
그래도 교훈은 얻은 것 같습니다. 세상 일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뜻대로 안 될 때 어떻게 할 것이냐?
사실 뜻이나 있었던 것일까? 어느 날 카메라를 샀고, 어느 날 갑자기 망원 렌즈를 샀고, 또 어느날 갑자기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서
부러워하기 시작했고, 또 어느 날 수많은 새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또 어느 날 새들이 있는 곳을 찾아 다니기 시작하고,
또 어느 날 취향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경험담도 듣고, 또 어느 날은 뜻하지 않았던 새를 만나 흥분하고 희열을 느끼고,
또 어느 날은 아무런 소득없이 피로한 몸으로 귀가하면서 기름값 걱정이나 하고...
조금은 매너리즘에 빠져 허덕이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니체식 용어로 습관적인 너무나 습관적인...
다시 자고 일어나 며칠 지나면 새로운 의욕이 생기겠지요. 또 어디론가 여행을 계획하고 만남을 꿈꾸고...
오늘 문득 감상에 젖어 봅니다. 거대한 바다처럼 만물을 포용하는 눈을 갖기까지 계속 좁은 망원경과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겠죠...
배 아래 얼룩진 기름이 안타깝습니다.



바로 왼쪽 1미터 옆에 낚시꾼이 있는데도 겁없이 올라 앉은 걸로 볼 때 기름 때문에 몸이 많이 불편했나 봅니다. 오른편 5미터 정도에서 낚시하던 한 사람이 갑자기 바다쇠오리 쪽으로 다가가 손으로 잡으려 합니다. 그만 두라고 소리치려다가 조금 상황을 두고 보기로 했는데, 다행히 바다쇠오리는 그 사람의 우악스런 손과 약 30센티 거리에서 바다로 다이빙을 했습니다. 쉬고 있는 새를 가만히 두면 좋을텐데요.
재밌는 것은 바다에 들어간 바다쇠오리가 잡으려던 아저씨 낚싯대 근처에서 자맥질을 하니, 잡으려던 그 아저씨 왈, "고기 다 달아난다, 에이"
속으로 고소하다고 생각을 하며 무사히 잘 지내기를 바라며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귀여운 바다쇠오리는 그렇게 연신 날개를 파닥거리다 점점 멀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