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모두 일본 쪽 자료를 참조했으므로 국내 실정과 다를 수있으며 사진도 보조자료로 인용했다. 향후 필자가 스스로 찍은 사진으로 대체되기를 고대한다.

탁란을 위해 때까치 알을 물고 둥지를 도망가는 뻐꾸기
탁란
탁란이라고 하는 것은 스스로 알을 부화하여 키우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서 그 후의 포란이나 키움(育雛)을 그 둥지의 주인에게 맡겨버리는 습성이다.
일견 대단히 재미있는 습성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결코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탁란되는 측의 새가 여러 가지의 방책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기에 대항하게끔 탁란 새(뻐꾸기)는 여러 가지의 적응형질을 발달시켜간다. 탁란 습성은 특수한 번식습성이지만 그 안에 조류들이 자손을 다음 세대로 이어지기 위한 적응 방법을 잘 볼 수가 있다.
탁란을 하는 조류는 전 조류 약 9000종 중 약 80종이다. 단 80종에는 탁란으로 번식하는 새들만을 포함하는 것이고 일시적으로 탁란하는 것은 제외한다. 탁란에 의해서 번식하는 새는 뻐꾸기과 등 5과에 보인다.
여기에서 뻐꾸기과 뻐꾸기속(屬)(이하 뻐꾸기류라고한다)의 탁란 습성에 대해서 상세히 소개한다.


뻐꾸기 수컷(위) 암컷(아래)
탁란 상대의 선택
뻐꾸기류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어떤 새에게 무차별적으로 탁란하는 것은 아니다. 뻐꾸기는 주로 다음의 3가지 조건을 갖춘 새에게 탁란하고있다.
(1)먹이 종류가 기본적으로 같고
(2)개체수가 많고
(3)자기 자신보다 훨씬 작은 것이다.
먹이가 기본적으로 같다고 하는 조건은 새끼의 성장에 관계한다. 먹이가 완전히 틀리거나 비슷하지 않으면 먹여주는 먹이로는 새끼의 영양 발란스가 깨지고 새끼가 죽어버릴 가능성이 많다. 뻐꾸기류는 곤충을 잘 먹고 특히 모충(毛蟲)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 같은 식성을 가지는 새는 뻐꾸기류 이외에는 없으므로 탁란 상대는 넓은 의미에서 곤충을 먹는 새을 선택한다.
개체수가 많다고 하는 조건은 탁란하기 쉬움과 관계가 있다. 개체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둥지를 발견하기 쉽고 탁란의 기회는 증가한다. 즉 보다 많은 새끼를 남길 수 있다. 뻐꾸기류의 각 종류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 환경내의 독점 종에 주로 탁란하고 있다.
한편 뻐꾸기류의 탁란 상대는 종(種)에 따라 다른 경향이 있다. 혼슈의 상황을 예로들면 두견이는 대부분 휘파람새에게, 벙어리뻐꾸기는 주로 산솔새나 쇠솔새 등의 솔새류에 탁란한다. 매사촌은 쇠유리새나 큰유리새, 붉은가슴울새에, 뻐꾸기는 멧새나 때까치, 개개비에 탁란한다.
탁란 상대가 이처럼 종에 따라 분리되어 있는 것은 탁란의 성공률을 높이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뻐꾸기류 복수의 종이 동일한 종을 중요한 탁란 상대로 선택한다면 그 탁란 상대의 새는 과도한 탁란을 받아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어버리고말 것이다.

탁란하려는 뻐꾸기를 공격하는 검은딱새
산란(産卵) 행동
뻐꾸기류는 탁란 상대의 알을 둥지 만들기 단계가 될 때부터 발견해둔다. 알은 주로 산란기의 둥지에 낳는다. 가짜어미는 보통 최종 알을 낳기 전후에서 포란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그 때까지 탁란한다면 가짜어미 알과 동시에 포란되는 것이 된다. 포란기의 둥지에 탁란하는 것은 자기 새끼가 늦게 부화할 가능성도 있고 그렇게 되면 그 새끼는 생존의 기회는 적어져버리기 때문이다.

때까치 둥지에 탁란한 뻐꾸기가 때까치 알을 물고 도주하는 장면
뻐꾸기류의 암컷은 산란할 때에 앞서 상대의 알을 1~2개 부리로 집는다. 자신의 알을 낳고 난 후 부리로 집는 것이 아니고, 산란하면서 부리로 집고 있을 경우가 많다. 이 알은 산란 후에 운반해서 먹어버리고 만다.
뻐꾸기류는 주로 오후 그것도 많은 수가 저녁에 산란한다. 이것은 숙주(宿主, 가짜어미)가 되는 새가 오전 중 특히 자기 산란하는 아침 일찍 탁란하면 그것을 거부해버리는 것이 많다는 것과 관계가 있다. 뻐꾸기는 숙주가 부재 중인 경우가 많은 오후를 노려서 탁란하는지도 모르겠다.

탁란하는 뻐꾸기를 공격하는 때까치 암컷
뻐꾸기류의 암컷이 탁란 상대의 둥지에 접근해서 산란 후에 둥지를 떠나기까지의 시간은 수초에서 10초 전후로 대단히 짧다. 산란에 시간이 이와같이 극단적으로 짧은 것은 둥지 주인의 공격을 지연시키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알의 색과 크기
뻐꾸기류가 낳는 알은 주로 탁란하는 상대 새의 알과 색이나 모양이 많이 닮아 있는 경향이 있다. 예를들면 휘파람새에 탁란하는 두견이는 휘파람새와 같은 쵸코레트 색의 알을 낳고 쇠유리새나 붉은가슴울새에 탁란하는 매사촌은 그들과 같은 푸른색의 알을 낳는다. 쇠솔새에 탁란하는 벙어리뻐꾸기는 흰바탕에 갈색 얼룩이 있는 알을 낳지만 이것은 산솔새 등의 흰색 알과 그다지 비슷하지않다.
단지 두견이가 없는 홋카이도에서 휘파람새에 탁란하는 벙어리뻐꾸기는, 두견이처럼 휘파람새 알과 완전히 닮은 쵸코레트 색의 알을 낳는다. 또한 멧새나 때까치 개개비에 탁란하는 뻐꾸기는 각각의 알에 닮은 색 모양의 알을 낳는다(예외도 많다).

개개비 알과 뻐꾸기 알

개개비 알과 뻐꾸기 알 2개(왼쪽)

멧새알과 뻐꾸기 알(오른쪽)

멧새알과 뻐꾸기 알(위쪽)

때까치 알과 뻐꾸기 알(왼쪽 위)

촉새 알과 뻐꾸기 알(오른쪽 위)

검은딱새 알과 뻐꾸기 알

노랑때까치 알과 뻐꾸기 알(오른쪽 위)
알의 혹사(酷似, 닮음)를 가져오는 이유는 탁란된 새 행동에서 알 수 있다. 탁란 상대가 되는 많은 작은 새들은 둥지 내에서 자기 알과 다른 색의 알이 있으면 그 혼입을 거부한다. 그 다른 알만을 버리기도 하고 자리 내부에 추가로 둥지 재료를 깔아서 둥지를 다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 점은 둥지 내에 인위적으로 다른 종의 알이나 의심되는 알을 넣은 실험에 의해서 넓게 확인되고 있다.
뻐꾸기 알은 몸체에 비해서 작고 가볍다. 이것은 일반 조류에 비교해도 또한 비탁란성 뻐꾸기와 비교해도 그렇다. 한편 뻐꾸기류의 알은 가짜어미의 알에 비해서 약간 큰 경향이 있다. 작은 알을 낳는 개체수가 많은 작은 새를 탁란 상대로 고르고, 그것에 맞춰서 작은 알을 낳으면 그만큼 알을 많이 생산할 수 있고 보다 많은 새에 탁란할 수 있는 것이다. 가짜어미 알보다 약간 크다는 것은 가짜어미가 작은 알은 싫어하고 큰알을 적극적으로 좋아해서 품안으로 넣기 때문이다.
산란수
한 마리의 암컷이 한 개 둥지에 탁란하는 탁란 수는 1개이다. 드물게 2개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보통 1개 둥지에 두 마리가 탁란한 결과이다. 한 둥지에 한 개알밖에 하지 않는 이유는 부화한 새끼의 행동과 연결되어있다. 뻐꾸기류의 새끼는 부화후 수시간에서 많게는 24시간 이상 지나면 둥지내의 알 혹은 새끼를 등으로 퍼올려서 전부 둥지 밖으로 버려버린다. 따라서 한 둥지에 2개 이상 탁란해도 부화 일에 차이가 생기면 먼저 부화한 쪽이 다른 쪽을 밀어버리고 동시에 부화하더라도 싸움 끝에 남는 것은 보통 한 마리이다. 뻐꾸기 새끼가 둥지를 독점하려고 하는 이 습성을 가지고 있는 한, 에너지 손실이다.


(1)개개비 둥지에 탁란한 뻐꾸기 알
(2)가짜 어미 알보다 2~3일 빨리 부화한다.
(3)부화한 새끼 뻐꾸기는 가짜 어미의 알을 등으로 밀어내어 버리고 둥지를 점령한다.
(4)알이 떨어지는 순간
뻐꾸기류가 1번식기에 낳는 혹은 낳는 것이 가능한 알 수는 수개에서 20개 전후이고 다른 많은 새보다 많은 경향이 있다. 산란수가 많은 것은 탁란의 기회를 증가시키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점은 뻐꾸기류의 탁란 습성의 기원이 되었던 아열대나 열대 지역에서는 특히 중요한 것이다. 이 지역에서는 여러 가지의 포식자가 있으므로 둥지 내의 알이나 새끼는 잡혀먹히기 쉽다. 따라서 많은 알을 여기저기 둥지에 분산시켜 탁란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새끼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뻐꾸기류의 이 산란수 증가는 무엇에 의해서 초래된 것일까. 이 원인의 일부는 작은 알을 낳는 것이다. 허나 자신보다 동등 이상의 크기인 새에게 탁란하는 왕관뻐꾸기류의 알은 몸체에 비해서 특별히 작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새들이 1번식기에 낳는 또는 낳을 수 있는 알 개수는 역시 19~25개로 많다. 알 수 증가의 주요한 원인은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고 그 후에는 일체 보살핌을 가짜어미에게 맡겨버리는 탁란 습성 그 행위 안에 있다.
즉 이들의 탁란성 뻐꾸기류는 둥지만들기나 새끼 키우기(育雛) 등으로부터 해방된 것에 의해서 이 에너지를 산란수의 증가에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 원병오 하늘빛으로 물든새, 이우신 우리새 백가지, 야마시나(연)조류백과, 일본동물백과, 야마시나(연)새잡학사전, 월간버드,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