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새를 찾아서(42)...제비(3)
둥지(2)
2-3.둥지 설치 위치와 개체 수 감소 원인
제비는 어떤 곳에 둥지를 잘 틀까. 30~40년 전에 농어촌과 도시에서 흔하게 보였던 제비가 급격히 소멸된 이유가 무엇일까. 농약 살포로 인한 먹이 부족일까 주택 개량에 의해 서식지 환경이 변했기 때문일까. 필자는 몇 년전부터 제비가 급감한 사유에 대해 궁금증을 품고 있다.
(1)제비와 인간의 역사
삼월은 늦봄이라 청명곡우 절기로다
봄날이 따뜻하여 만물이 화창하니
온갖꽃 활짝피고 새소리 각색이라
반갑다 쌍제비는 옛집을 찾아오고
꽃사이 범나비는 분분히 날아도네
-농가월령가-
필자가 새 탐조 취미 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 만난 새(鳥) 친구에 한 첫 질문은 작년에 간 제비가 우리 집에 다시 돌아오는 것인가였다. 안타깝게도 답변은 필자가 생각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흥부전 등의 설화에서는 제비가 돌아오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대학교에서 실험을 해보니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이 답변에 의문을 가지고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하였지만 제비의 귀소(歸巢)성을 실험한 국내 자료는 입수할 수없었다. 귀소성에 대한 것은 나중에 언급하기로 하고 제비는 언제부터 사람이 사는 집(인공물)에 살게 되었을까. 필자가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역사서에 제비가 나오는 것은 삼국사기 솔거전이이 첫기록이다.
“솔거는 신라 사람으로 보잘것없는 집안에 태어났으나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려, 일찍히 황룡사 벽에 노송을 그렸으대, 그 소나무 그루의 뻗어 올라간 폼이라던지, 비늘깥은 붉은 껍질이며, 서리서리 펴진 가지와 청청한 솔잎이 살았다. 까치와 솔개며 제비, 참새까지 살아 있는 나무로 알고 날아들다 벽에 부딛혀 떨어지곤 하였다.”
솔거전에서는 제비의 존재를 알리고 있으나 인가(人家)에 서식했다는 기록은 없다. 역사서에 처음으로 제비가 인가에 서식하였다는 기록은 조선왕조실록 선조 16년 편에 서술된 기록으로서
“군기시(軍器侍) 앞의 인가(人家)에서 제비가 하얀 제비를 길러가지고 날아갔다.”
라는 대목이다. 하얀제비를 길러서 갔다라는 사실이 아주 신기하여 실록에 등재한 듯하다. 이 기록은 선조 때는 제비가 확실히 인가에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인가에서 흰제비가 날아간 사건이 과연 사실일까 소설일까. 흰제비라면 제비의 백화 현상을 말하는 것인데 제비에게도 백화 현상이 발생할까. 우리 조상들은 과학적 사실란에 소설을 쓰지 않았다. 그 단적인 예가 백제 무녕왕릉 지석이다. 1970년대에 발굴된 지석의 연대가 삼국사기에 기록된 연대와 정확히 일치하므로서 삼국사기의 정확성과 과학성이 사실로 입증되었다. 조선왕조실록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이고 테리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탈렌트 교수들이나 연구원들이 득세를 하는 시점부터이다. 그 절정이 국립서울대학교에서 일어났던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이었다.

%백화 현상 제비(from 제비들의 생활)
사실은 제비가 인가에 서식한 일은 훨씬 그 이전으로 보여진다. 중국에서는 춘추전국시대의 오나라의 관녀가 매년 집으로 돌아오는 제비가 같은 제비인가 알고 싶어서 그 제비의 다리에 붉은 실을 달았다고 기재되어 있어 이 때도 제비가 인가에서 서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제비가 인가에 둥지를 꾸린 시점은 인간이 집(건물)을 짓고 거주했던 그 이후일것이다. 그것도 집이 꽤 튼튼하게 지었던 시점 이후일 것이므로 제비가 인가에 둥지를 튼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일본에서는 제비가 인가에 둥지를 튼 첫 기록은 서기 900년 경에 작성된 ‘竹取物語’이다. 궁내성의 취사장 처마 밑에 제비가 둥지를 틀었다는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이 집을 지어 살기 이전 즉 인간이 아직 동굴이나 바위 아래의 토굴에서 비나 벼락을 피해 살던 시절에는 제비들은 어떻게 서식하고 있었을까. 둥물은 일반적으로 엄격한 환경조건하에 놓여지면 때때로 ‘선조에게로 되돌아감’이라는 행동을 보이는 일이 있다. 과거 선조의 생활 형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하나 제비의 경우는 자연물에서 둥지 꾸리기 예는 현재는 전혀 볼 수없다. 현재 제비의 둥지꾸리기 형태를 가지고 과거의 서식 상황을 추정하기 어려우므로 제비와 가까운 종들의 둥지 꾸리기 상태를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제비는 진흙으로 둥지를 만들므로 비에 젖지 않아야한다(비에 젖는 장소는 둥지 틀기 장소로 부적합). 흰털발제비는 동굴안에 집단므로 둥지를 꾸린다. 제비도 옛날 먼 옛날, 인간이 동굴에서 거주할 때도 동굴에 둥지를 꾸리고 살아가지 않았을까.

%흰털발제비
제비는 또 희한하게도 인간과 공생을 하는데 딱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제비는 인간에게 해로운 곤충을 구제(驅除)해 준다. 또한 암수가 협동으로 둥지를 만들고 열심히 새끼를 키우는 광경은 테리비가 없던 옛날에는 아주 좋은 오락거리였으리라. 한편 제비 입장에서도 인간은 아주 좋은 존재였다. 제비는 조류 중에서도 약한 존재에 속한다. 특히 새끼를 키울 때 까마귀나 까치의 사냥감이 되기 쉽다. 또한 둥지를 참새에게 뺏기기도 한다. 그러나 지구상 최강의 강자인 인간 옆이라면 그 천적도 가까이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인간과 제비는 가까이 있다면 서로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공생 관계가 성립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참새가 점령한 제비 둥지
인간이 동굴에서 나와 집을 짓고 살게 됨에 따라 제비도 자연스럽게 동굴에서 나오게 되었다.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이익이다라는 것을 실체험하였던 것이다. 또한 인간이 거주하는 근처에는 항상 논밭이 있어 먹이활동을 하기도 좋았다. 인간도 해로운 곤충을 구제해주는 제비가 이로운 새였으므로 쌍방은 이제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흥부전을 보더라도 제비는 이로운 새로 등장하고 인간에게 벌써 신뢰 관계를 형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2)둥지 틀기 장소
전 절(節)과 위에서도 설명한 바와같이 제비가 처음부터 사람이 살아가는 집에 둥지를 짓지 않았다. 수천만년 전부터 동굴이나 절벽에 비에 젖지 않는 구석에 둥지를 틀고 번식하였던 조류였지만 오늘날은 자연물에서 서식하는 제비를 전혀 볼 수없다. 전부 인공물에서 번식하고 살아간다. 작년에 둥지서기를 한 젊은 제비들은 쌍이 형성되어 신천지에서 처음로 둥지꾸리기를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관문이다. 둥지 꾸리기 장소는 암수가 몇 번이나 신중하게 체크하여 결정한다.

%새 둥지 장소는 암수가 몇 번이나 신중하게 체크한다. 즉 디자인리뷰를 철저히 한다.(2006년 5월 2일 경기도 의왕)
둥지 장소는 암컷이 최종 결정한다. 둥지 설치 장소의 제일 조건은 될 수 있는 한 사람의 눈에 잘 띠는 위치이다. 과거에는 창고나 헛간 부엌이 모두 개방식이어서 제비들이 둥지를 틀고 가족의 일원이 되어 같이 살았다. 70년대 새마을운동이 시작되어 농촌 가옥 구조가 변하면서 알루미늄샤시와 밀폐식 셔트가 등장하고 난 후 제비들의 둥지 틀기 장소는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실내에서 둥지를 트는 모습을 볼 수없다. 필자가 실내에 둥지를 트는 곳은 광릉의 한 식당에서 목격했는데 과거에는 실내에서 제비가 둥지를 많이 틀었다. 고층 빌딩에서는 잘 하면 2층 정도까지이고 그 위층은 둥지를 틀지 않는다. 매끄러운 벽면에 둥지를 틀 때는 벽면에 약한 요철부위에 발톱과 꼬리깃 끝부분(燕尾)으로 지지하고 필사적으로 진흙을 붙인다. 시멘트 벽면은 표면이 매끄러워 진흙이 부착되기 어렵고 진흙도 도시 부근은 전부 포장이 되어 점성이 있는 양질의 진흙은 얻기 어렵다. 또 새끼가 성장함에 따라 무겁게 되고 습도도 높게 되는 등의 조건이 겹쳐 낙하하는 사고도 발생한다. 조건이 좋은 곳은 어미들에 의해 점령되므로 젊은 신참자들은 둥지 꾸리기 장소 선택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제비는 처마 높이가 2m 정도(성인의 손이 닿이는 곳)의 낮은 장소에다 둥지를 튼다.
일반적으로 조류는 사람이나 천적 습격을 피해서 높은 곳이나 잘 보이지 않는 은폐된 장소에 둥지를 튼다. 이제까지 관찰한 9곳 모두 야트마한 처마 밑에 둥지를 틀었다.

%제비 둥지는 대부분 높이가 낮은 처마밑에 짓는다.(2006년 4월 경기도 파주 교하)
*둥지는 처마 안쪽 밀폐된 곳이 많았다. 가옥 구조가 구식으로 ‘ㄷ’나 ‘ㅁ’자 형의 집 안쪽 처마였다. 집 바같 쪽 처마에 둥지를 트는 경우는 한 곳뿐이었다.


%밀폐된 가옥 구조의 집 안쪽에 제비는 둥지를 튼다.(2006년 광릉, 파주시 교하)
*외벽 재료는 나무나 흙벽이 많다. 시멘트 벽은 거의 없었다. 아마도 재료의 접착성이 나무나 흙보다 못하다보니 둥지를 틀지 않는 것같다. 가옥 구조의 변경이 제비 감소의 원인 중에서 아주 큰 요인이라 생각한다.

%시멘트 벽에 둥지를 튼 경우도 있다.(2006년 5월 2일 경기도 의왕)
(3)최근의 개체 수 감소 원인
제비의 개체수 감소 원인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라 수 있으며 둥지 설치가 어려운 현대의 가옥 구조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개체 수감소 원인은 다음과 같다.
*논이 밭의 감소로 인해 먹이의 감소
*농약 살포에 의한 먹이 감소
*도시화가 되면서 둥지 재료를 얻기 어려워진 노면(시멘트화, 아스팔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