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마음이 괴롭게 망가지는 어느 일요일 아침.
부시시한 머리와 찌든 얼굴은 책상밑 으슥한 곳에서 발견된다. 그런 흉한 몰골로 라면에 스팸을 얹어 먹는다.
이대로 작심한채 더 자빠져 자면 일요일 저녁까지 무조건 콜이다.
그러나 일요일 유일하게 시청하는 '서프라이즈' 때문에 11시 5분전 기상하는 원칙은 지키는 진상이다.
전국노래자랑은 마실다녀온 할머니한테 맡기고 나는 종이컵에 다방커피를 타고 볕을 쬐러 마당으로 나간다 .
만땅 세월에 담장이 허물어진 이웃집 콩밭에서 부스럭대는 작은친구, 그곳에서 아물쇠딱다구리를 구경하고...
옆으로 눈을 돌리니 내 진정한 할렘가 친구들이 보인다. 이름하여 신빈곤층.
내가 봐도 한심한 녀석들. 우리 콩숙이보다 형편이 어렵다. 
콩숙이는 지금 시체놀이중...배때기가 빵빵하면 곧잘 시체가 된다. 아차..콩숙이는 차에 치여 죽은
고양이 이름였다. 이번에는 장날에 개를 사왔다. 고양이처럼 객사할 일은 없어서다.
콩숙이를 노리고 있는 말똥가리. 콩숙이가 정말 죽은줄 알고 저리 기다리고 있는걸까.
개집 위로 은행나뭇가지에 콩숙이 사촌격인 콩새가 날아왔다.
콩새 왔다고 녀석을 깨우자 슬픈 눈으로 눈을 뜬다.
그 반면에 때까치는 얼짱 각도로 눈을 쨍하게 치켜뜬다..
츄리닝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마당 주변을 배회하는 나를 훔쳐보는 관음증 환자가있는데,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