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1. 25.
저의 직업은 토목설계 분야입니다. 방랑벽으로 한곳에 머물러 있지 못하여 이리저리 돌다 이 제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신세로 전락했지만, 직원이라고는 나뿐이라 그래도 마음은 편 합니다. 토요일, 모 대학의
운동장 설계를 하는데 땅은 급경사지인데 넓은 운동장을 요구하 니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하여 잠시 손을 털고 을숙도로 향했습니다. 주말이라 하구모임의 생태안내자들은 바빴고 을숙도 철새버스
가 본격적으로 운행되고 있었 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을숙도도 한바퀴 돌며 새에 관한 해설도 들을 수 있으
니 가족나들이 에 좋은 코스가 되오니 자주 이용하시구요...)
하여 을숙도남단으로 가보니 어제까지 900마리의 고니가 오늘은 50여 마리만 남단의 갯벌을
지키고 있다고 그러더군요.
역광이라 허접하지만 오른쪽 큰고니가 한발을 들고 잠을 잡니다. 그렇게 자는 녀석이 세 마 리나 보입니다.
잠시 알데바란 친구를 빌려 알락해오라기 구경을 갔습니다. 작년 4월 훠이 훠이 날아가는 알락해오라기를 보았는데...
한 마리가 수초와 갈대밭을 오가며 보였다 말았다 하는데 어, 어디선가 1마리 더 날아오더 니 기울어가는 햇살에
포즈를 취해 주었습니다. 자, 알락해오라기 봅시다.
크기가 거의 중대백로 정도라 멀리서 찍어도 화면에 가득 찹니다. 여러분은 그저 보시지만 사실 알락해오라기는 참 보기 드문 새입니다.
요사이 저는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정민 지음)’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재미있는 책 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선조들이
가졌던 새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오늘 을숙도에서 오후 5시부터 밤 열시까지 유성우 보는 행사가 열리는데... 하늘이 무사하 기를 빌었습니다.
도심의 불빛은 휘황찬란한데...
다리와 엉덩이는 풀숲에 가려 있습니다. 아마 겨울의 찬바람이 불어 풀들이 말라버리면 이곳 을 찾지 않겠지요.
귀한 새 한 마리로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명지대교의 교각이 실체를 드러내니 새들에 대한 위협의 실감이 옵니다.
세상의 주인이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인간이 먼저 살아야 한다는 아우 성이 세상에 살아있는 한 하나뿐인 지구는 서서히...
창밖에는 비가 내려 은행나무 아래의 색감이 늦겨울을 연상시킵니다. 휴일에 혼자 사무실에 앉아 있지만...
빨리 정리하고 집에 가 오랜만에 가족들과 외식을 좀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