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솔새 둥지에 벙어리뻐꾸기 탁란을 발견하던 날, 공교롭게도 아이들과 청태산에서 야영 중이었습니다.
텐트를 다 치고 점심을 맛있게 만들어 먹고 나서 얼마되지 않은 시간, 한 아이가 헝겊에 무엇을 감싸들고 저를 급히 찾았습니다.
달려가 보니 그 안에는 이름 모르는 새의 새끼가 있었습니다.
야영장이 온통 잣나무라 떨어진 나무의 둥지는 전혀 찾을 수 없었고, 자기발로 기어나와 떨어졌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부화된 지 얼마 안된 녀석이라 딱히 방법을 찾을 수 없더군요.
떨어진 나무 주변이 아이들이 생활하는 야영장 한 가운데 길가이고, 그 나무의 둥지는 찾을 수도 없고....
오로지 생각난 것은 높이가 좀 되는 산 속 야영장이라 기온이 낮기에 체온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이 얼마 되지 않아 새끼는 이런 모습으로 눈도 뜨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탈장이 된 것인지 어찌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무척이나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결국 아이들과 함께 헝겊으로 새끼를 고이 감싸고, 바위 주변의 땅을 파고 묻어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까이 구조할 수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이 존재하지 않을 때,
어찌 하는 것이 새끼를 살리는 현명한 방법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