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중순경부터 5월 말까지 교내 건물 옆에 둥지를 튼 어치를 부화부터 이소까지 지켜보았었다.
8개의 알 모두 무사히 부화, 이소에 성공하여 대가족을 이룸을 두손 모두어 축하했었는데....
이소 후 한달 가량이 지난 오늘 이 녀석을 발견하였다.
8마리의 새끼 중 한 녀석이 부실하여 제대로 먹이도 받아먹지 못하고, 유난히 작은 체구를 지녔었는데,
아마도 그 녀석이 아닌가 짐작된다.

비가 쏟아지는 날에 날지도 못하고 건물 뒤편 경사진 언덕에 하염없이 비를 맞으며 앉아있었다.
아이들이 가까이 지나다녀도 피하지 않고 하루가 다 가도록 어미도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들어보니 엊그제 발견되었었다고 한다.
결국 오늘까지 3일 가량을 빗물에 샤워한 채, 그 장소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시몬피터님께 연락을 드려 자초지종을 말씀드린 후, 도움말을 전해 들었다.
일단 박스에 녀석을 옮겨 담은 후, 드라이기로 조심스레 녀석의 깃털을 말려 주었다.
과연, 잠시 후 녀석은 조금씩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깃털이 마르고 체온이 회복되니, 상태가 호전된 듯 싶었다.
다음이 문제였다.
원주에는 야생동물을 치료할만한 치료소가 없는 형편이었고,
관계당국에 연락해 보아도 민간단체 연락처만 알려줄 뿐이었다.
알려준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보니 계속 통화중.....
하는 수 없이 인터넷을 뒤져 다른 곳을 알아냈고, 이내 연락을 해 보았다.
데리고 와서 상태를 살펴 보잔다.
결국, 퇴근 후 원주에서 춘천으로 가족 나들이 겸 해서 '강원도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위치한 강원대로 향했다.
그곳에 계신 수의사분께서 녀석을 대하곤 엑스레이를 찍어보시더니 오른쪽 날개부위와 다리 부분에 골절이 있단다.
'아! 그래서 제대로 날지 못하고 걷지 못했던 것이었구나.'
아직 어린 상태이기 때문에 심한 상태가 아니니 저절로 붙을 것 같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이다.
결국, 녀석을 그 곳에 맡겨 상태가 나아진 다음 방사하기로 하고, 다시 원주로 돌아왔다.
탐조를 다니며 새를 지켜보고 관찰하다 보니 종종 이런 경우를 접하게 된다.
그동안 사진 담는다고 많이 괴롭혀 왔었는데, 이럴 때라도 착한 일을 좀 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무언지 모를 탐조인의로서의 의무감 같은 것에 사로잡혀 새를 구할 방법을 찾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이 아닌 경우, 어느 곳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기관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
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진 탐조 가족이 앞으로 더욱 늘어 아픈 녀석들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갖추게 되었으면 참 좋겠다.
PS: 친절하게 전화를 받고 도움말을 전해주신 시몬피터님, 너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