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자유게시판 목록으로

짧은 여행 - 하얼빈과 빙등제

재갈매기 2008-01-09 11:23:51
조회 0 추천 25


- 하얼빈의 빌딩 야경...



2008. 1. 6. 일요일

이삿짐을 다 싸고 오대리에게 이사의 임무를 맡기고 비행기표를 구입했다.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결정 없이 하얼빈행 뱅기표를 끊었고, 

4시 10분의 비행기시간을 맞추기 위해 “川外川”에 가 잉어탕과 오리고기와 

빼갈을 시켰는데 오리고기가 오리대가리라 난감했다. 



‘자, 이제 일박이일의 짧은 여행을 떠나는거야...’ 

자신에게 타이르고 다롄뱅기장으로 가 발권을 하고 기다리는데 재미없는 안내방송이 

나와 확인해보니 개찰구가 바뀌었다. 

서둘러 8번 개찰구에서 7번 개찰구로 가 겨우 뱅기에 올라타고... 




날은 어두워져가고, 반주로 먹은 백주로 인해 곤히 자다 기내식(밥과 빵)이 나와 

요기를 하고 900K를 1시간 25분 날아가 밤의 하얼빈에 도착했다. 

춥긴 추운 지방인가보다. 

시내로 나가는 버스표를 사 하얼빈역으로 달렸다.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었다. 



하얼빈역에 내려 전화로 민박집을 찾아 역에서 다시 택시를 탓고, 

짐을 풀고 서둘러 빙등제가 열리는 곳으로 갔다. 

하얼빈 캔맥주 2개가 관광지라서 무지 비쌋고, 입장료가 150위안, 

얼음 위를 다니니 무지 추웠고, 캔맥주가 얼어 맥주가 밀크쉐이크처럼 되어 

얼음맥주를 벌벌 떨면서 마셨고, 

3번이나 빠당땅 넘어졌는데 주변의 사람들이 좋다고 박수를 쳤던 기억만이 남는다. 

춥기는 추운데 더럽게 춥다는 표현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디카도 얼어 작동이 형편없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자, 빙등제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 입구다. 얼음이 조명으로 인해 녹지 않을까? 언젠가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더 단단해진다고...
















- 눈으로 만든 거대작품이다.














러시아 아가씨들의 피겨스케이팅이다. 자세히 보면 귀마개를 했다. 

하얼빈에서는 몇 벌의 내복을 껴 입고 모자와 귀마개, 장갑은 필수품이다.







사람들의 크기를 가늠해 얼음구조물의 크기를 가늠해 보시라... 

자금성도 있고 파르테논신전도 있고...






































하여튼 얼음이 인공적인 빛을 내고 있었다. 

민박집으로 가는 길 맥주 3병과 백주 한 병을 사들고 가 주인아저씨(조선족, 공무원 출신, 74세)의 

말벗을 안주삼아 먹고 대취해 잤다... 



겨울은 얼음이 보석처럼 박혀 빛과 함께 춤을 추었다. 

인생의 무게가 가볍다면 가볍고 무겁다면 무거운...  얼음과 같은 것이다.


















- 쑹화강의 다리 풍경.


다음날 늦은 아침을 먹고 주인장이랑 송화강을 걸었다. 

성소피아성당까지 걸어가면서 어제와 이어진 살아온 얘기를 들었다. 

더구나 광산지질을 전공한 분이라 토목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계셨다. 

문화대혁명, 홍위병... 73살의 아줌마는 중학교 선생이었는데 함경북도 출신이고, 중매로 만나셨댄다... 

아직 같이 살아있어서 행복하시다나...  

연금도 나오고 집도 2채라 살기에는 전혀 걱정이 없으시댄다. 

하기야 저 나이에 대학을 나오면 중국에서는 엘리트가 아닌가...
















- 얼음으로 벽을 세우고, 얼음으로 조각도 하고...





- 아저씨가 근무했던 건물...  러시아풍...







- 하얼빈의 명동 거리...



덕분에 서점에 가 ‘운남성의 새들’이란 책도 사고, 한국말로 아가씨들을 당황하게도 하고, 

러시아 저 건물은 퇴직하기 전 그 아저씨의 사무실이랜다... 

한국말로 뭐라하면 아가씨들은 ‘팅부동(뭔 소린지 모르겠다)’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본다. 

그 모습은 참 예쁘다...








- 성 소피아 성당(러시아정교의 성당으로 기념건물일 뿐 미사는 없음)





소피아성당 안에서 찍은 사진은 불량이 되어 아직 복구를 못했다. 

내가 온다고 합창단이 공연을 했다. 물론 그런 건 아니지만...




버스를 타고 민박집으로 가 노부부와 점심 겸 저녁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고, 

60위안의 돈 말고는 절대 받으시지 아니하시고...  

어제 먹다 남은 백주 다 마시고 또 취하여 하얼빈공항에 가 저녁 7시 뱅기타고, 

기내식 밥 묵고 대련에 도착하였다.





준비 없이 간 여행은 불편하지만 짧은 인상에 긴 여운을 주었다. 

어차피 산다는 것이 한줄기 바람이라면 가벼이 바람에 몸을 맡겨도 좋지 아니한가...




홍수가 많이 나 제방공사를 끝내고 기념탑을 세웠댄다. 바로 그 탑 위의 조각이 마지막 사진이다. 




731부대의 유적과 안중근의사의 흔적이나 박물관조차 가 볼 수 없는 짧은 여정에서 

넉넉한 중국의 인심을 보고, 

헤이룽강을 보고 싶다고 했더니 여름에 오랜다, 같이 가잰다. 아저씨가... 

가면 새가 만탠다. 

노트북으로 한국의 새를 보여주니 어린애들처럼 노부부는 마냥 좋아하셨고, 

당신이 최고의 예술가랜다...  아저씨의 아부지 고향이 거제랜다. 

60살 때 거제에 가니 자기의 호적이 그대로 있어서 놀랬다나...




독립군의 흐릿한 기억도 가지고 계셨고, 암턴 인연이 되면 다시한번 만나고픈 분이다. 

좋은 겨울여행이었다. 

이제 삼일 후면 한국으로 들어간다. 그러고 보니 중국에서 벌써 1년 가까이 살았다. 

애정을 가지고 바라본 중국은 증말 착한 인민들이라는 것, 

주변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는 강대국이 되어도 충분한 나라라는 것. 

아직은 모든 것들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참, 왕복비행기 삯은 12만원 정도였으며 민박 60위안(밥 포함)이었으며, 

공항 가는 버스비 20위안(택시 120위안), 시내버스 1위안, 운남성조류책 87위안... 

맥주 1병 3위안, 백주 최고 비싼 걸루 18.8위안... 총 16만원 정도 지출했습니다. 

이제 돌아가면 낙동강하구를 종횡으로 누벼야겠지요. 

우리 땅이 얼마나 소중한지, 

도시에서 새를 볼 수 있는 낙동강은 세계 유일의 축복받은 땅이라는 걸 

우리나라 사람만 모른다는 현실이 참 밉습니다. 
댓글 10
  • 새조아 2008-01-15 20:36:00
    새조아님이 추천하셨습니다.
  • 새조아 2008-01-15 20:35:59
    한편의 다큐멘타리를 본 듯 하네요^^ 즐감했습니다~
  • 시몬피터 2008-01-11 21:45:44
    얼굴 뵈니 너무 반갑습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시몬피터 2008-01-11 21:45:43
    시몬피터님이 추천하셨습니다.
  • 숲사랑 2008-01-09 22:21:59
    무게있는 글을 너무 편하게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사진도 너무 좋습니다.
  • 숲사랑 2008-01-09 22:21:58
    숲사랑님이 추천하셨습니다.
  • 산타는준 2008-01-09 15:42:52
    멋지군요
  • 산타는준 2008-01-09 15:42:51
    산타는준님이 추천하셨습니다.
  • 샐리디카 2008-01-09 12:16:23
    조명까지 넣어서 그런지 정말 대단합니다.ㅎㅎ
    아~아~ 대한민국~~ 아~~ 아~~ 우리조국... 축복받은 우리땅.. 너무 소중합니다. ^^
  • 샐리디카 2008-01-09 12:16:23
    샐리디카님이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