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의 단상

행복한새야 | 2009-02-06 00:06:43
조회수 40 | 추천 8


가끔은 마음이 괴롭게 망가지는  어느 일요일 아침.

부시시한 머리와 찌든 얼굴은 책상밑 으슥한 곳에서 발견된다. 그런 흉한 몰골로 라면에 스팸을 얹어 먹는다.

이대로 작심한채 더 자빠져 자면 일요일 저녁까지 무조건 콜이다.

그러나  일요일 유일하게 시청하는  '서프라이즈' 때문에  11시 5분전 기상하는 원칙은 지키는 진상이다.

전국노래자랑은 마실다녀온 할머니한테 맡기고 나는 종이컵에 다방커피를 타고 볕을 쬐러 마당으로 나간다 .

 

만땅 세월에 담장이 허물어진 이웃집 콩밭에서 부스럭대는 작은친구, 그곳에서 아물쇠딱다구리를 구경하고...



옆으로 눈을 돌리니 내 진정한 할렘가 친구들이 보인다. 이름하여 신빈곤층.

내가 봐도 한심한 녀석들. 우리 콩숙이보다 형편이 어렵다.



콩숙이는 지금 시체놀이중...배때기가 빵빵하면 곧잘 시체가 된다. 아차..콩숙이는 차에 치여 죽은

고양이 이름였다. 이번에는 장날에 개를 사왔다. 고양이처럼 객사할 일은 없어서다.



콩숙이를 노리고 있는 말똥가리. 콩숙이가 정말 죽은줄 알고 저리 기다리고 있는걸까.



개집 위로 은행나뭇가지에 콩숙이 사촌격인 콩새가 날아왔다.



콩새 왔다고 녀석을 깨우자 슬픈 눈으로 눈을 뜬다.



그 반면에 때까치는 얼짱 각도로 눈을 쨍하게 치켜뜬다..


츄리닝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마당 주변을 배회하는 나를 훔쳐보는 관음증 환자가있는데,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추천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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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과 추천 기록 16
목포인
2009-02-06 01:56:33

목포인님이 추천하셨습니다.

목포인
2009-02-06 01:56:34

ㅎㅎ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블루버드
2009-02-06 08:50:48

블루버드님이 추천하셨습니다.

블루버드
2009-02-06 08:50:49

게슴츠레하게 반개한 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콩숙이의 마음이 살짝 엿보입니다.
ㅋㅇ~
사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세상이라니..

임광완
2009-02-06 09:12:58

임광완님이 추천하셨습니다.

임광완
2009-02-06 09:12:59

그림이있는 시 너무 멋집니다 ^^

임광완
2009-02-06 09:13:58

다만.....
아물쇠는 없고 쇠딱다구리만 보인다는..... ㅋㅋ

새아빠
2009-02-06 11:43:35

새아빠님이 추천하셨습니다.

새아빠
2009-02-06 12:16:52

감성의 포스가 느껴집니다...ㅎ
서프라이즈로 고조된 뇌를 풀어 줄 저녁시간의 개그콘서트를 추천드립니다.ㅎㅎ
콩숙이는 과학에 죽고 .. 요즘 우리동네서 태어난 신빈곤층 냥이 3마리는 안보입니다.
만년동안 사람곁에서 구해먹던 식량이 프라스틱통속으로 다 들어가는 바람에 굶어 죽은 것 같습니다. ㅠ

산타는준
2009-02-06 13:41:14

산타는준님이 추천하셨습니다.

산타는준
2009-02-06 13:41:15

정겨운 풍경입니다. 아물쇠가 보고 싶어요..ㅎㅎ

맥잡이
2009-02-07 00:47:15

맥잡이님이 추천하셨습니다.

바람의나라
2009-02-07 19:05:55

바람의나라님이 추천하셨습니다.

바람의나라
2009-02-07 19:05:56

나른하고 왠지 기분좋은 단상이네요 ^^

시몬피터
2009-02-10 19:43:15

시몬피터님이 추천하셨습니다.

행복한새야
2009-02-11 23:52:07

개콘으로 그날의 긴장을 풀어야겠군요^^
그 냥은 그래도 번식력이 좋지않겠어요. 만년이나 같이 살아왔는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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